9월 24일 화요일 폭포책방에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로 토론을 했습니다. 전체 9개의 단편인데 저는 두 작품만 읽고 참석하게 되었어요.
모임에서는 두사람의 인터내셔널과 , 보편교양, 전조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첫번째 작품인 <세상 모든 바다>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정치적, 윤리적으로 복잡한 우리가 사는 지금을 그리고 있습니다. k-pop아이돌과 그 팬덤들이 세계의 평화 등을 이야기 하지만 로컬은 소외되고 개발, 발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다가 콘서트날 발생한 사고는 몇개월이 지난뒤에는 과거가 되어 더이상 거론되지 않습니다. 표제작인 두사람의 인터내셔널은 주변인, 약자인 두 젊은이의 삶을 그려내고 있는데요, 현재의 두 젊은이가 있기까지의 200여년의 세월, 여러지역의 이야기들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었습니다.
허술한 듯하지만 촘촘한 서술이라 호출되는 사건과 인물이 많아서 의미를 다 알아차리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가장 예민하다는 예술가가 포착한 현재의 문제가 나열되어 있기에 작가가 주목한 현상을 찬찬히 살펴봐야 하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토론을 하고 나니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읽어 내려면 품이 많이 들 것 같았습니다.
7시에 시작했는데 10시를 넘겨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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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어떤 독자든 그 안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타인을 친근한 정감으로 맞이하게 하는 리얼리즘"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단면을 첨예하게 파고든다."
- 세상 모든 바다
- 사랑이 언제든 악의로 뒤바뀌곤 하는 아이돌 산업의 명암을 톺아보기
- 정치적·윤리적으로 복잡한 겹을 지닌 현대 세계에서 길을 잃은 우리의 초상 - 롤링 선더 러브
- 일반인 데이트 예능 [솔로농장]에서 사람들의 눈에 들기 위해 온갖 우스운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
- 악플 “너네는 어쩌다 이렇게 좆같아졌어?” - 전조등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며 탄탄대로를 걸어가는 한 남자가 자신이 그간 연기를 펼쳐온 것은 아닌가 느끼며 “나다운 것이 뭐냐고” -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무한히 재생산되는 밈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
- 일인분을 하기 위해 열심히 살았는데도 약자라는 이유로 더욱 야멸차게 다그치는 세상
- 서울 동북부의 한 중학교에서 권진주와 김니콜라이는 사회적배려대상자인 처지가 같아 서로를 알게 됐다. 취약가정에서 자랐고 지금은 마트 직원이 된 권진주와 러시아 이민자 4세대로 태어나 공장 노동자가 된 김니콜라이는 경기도 동남부의 한 도시에서 정착해 성인이 된 후 서로를 자세히 알게 된다. 가성비 좋은 식당을 다니고, 펭수 이모티콘을 주고 받으며, '좀 치네?', '오히려 좋아' 같은 동시대의 말을 쓰는 이 사람들도 인터내셔널의 설계자들만큼이나 천상천하유아독존인 독보적인 2인조라는 것을 납득할 때 즈음, 희미하지만 분명한 빛이 뭉클하게 새어 들어온다. - 보편 교양
학생 주도적인 새 교육정책을 배경으로 2020년대의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노력과 무력감 - 로나, 우리의 별
- “세상은 정치적인 음악가에게는 약간의 존경을 적선하지만, 정치하는 음악가에게는 무자비하다는 걸”
- 팬덤 정체성과 불가분한 현대인에게 잠재된 열광적인 ‘정치적 집단’으로서의 가능성 - 태엽은 12와 1/2바퀴
- 무겁고 높은
- 팍스 아토미카
해설 | 평범한 자는 들어오라
이희우(문학평론가)
[1] 책읽은 소감
▶ <보편교양>에 등장하는 책들이 진짜 교양인가? 나는 하나도 모르는데...
▶ 인터내셔널가에 대해 찾아보았다.
▶ 등장하는 인물, 사건, 책 등을 다 몰라도 읽을 수 는 있지만 의미를 알아보려면 필요할 것 같다.
[2] 책 속의 구절
라면 다섯 봉지와 계란 여섯 알, 조미김 한 팩과 인스턴트 건조 미역국을 주문하는 사람. 그것들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비싼 캐나다산 개 사료를 한 번에 다섯 봉지씩 주문하는 사람. 오만이천원짜리 스페인산 올리브유 아홉 병을 한 번에 사는 사람은 무엇을 요리해서 먹는지, 십삼만구천원짜리 이탈리아산 소가죽 벨트를 쏜살배송으로 주문하는 사람의 생활은 어떤지 궁금했다. 진주 자신도 즉석밥이나 생수 따위를 종종 주문했는데, 그 점에 비춰보면 그들도 단지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일 거라고, 그래서 자기가 시급을 받고 시간을 팔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 그들은 아낀 시간으로 무엇을 할까. 마트에 와서 물건을 담는 귀찮은 과정을 생략하고 오직 그 물건들이 주는 행복의 알맹이만을 누리고 있을까. 아니면 그 물건들을 사기 위해 자기처럼 또다른 누군가에게 시간을 팔고 있을까.
P. 127
결석하지 않고 학교도 잘 다녔다. 법을 어긴 적도 없었다. 하루에 삼분의 일에서 이분의 일을 일터에서 성실히 보냈고 공과금도 기한 내에 냈다. 그럼 큰 걱정 없이 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살았으니까 이만큼이라도 산다고 만족해야 할까. ‘스물일곱 살 인생 평가 좀’ 같은 제목의 글에 사람들이 쏟아놓는 댓글을 보면 가끔 뭘 잘못한 것 같기도 했다. 더 잘살고 싶었다면 공부를 더 잘했어야 한다고. 솥뚜껑삼겹살도 즉석떡볶이도 먹지 말고 맥주도 마시지 말고 섹스도 하지 말고 닥치고 공부해서 시험에 붙든 돈을 모으든 했어야 한다고. 남들 다 자리잡을 때 어리바리하고 게을렀던 우리가 ‘빡대가리’라고. 두 사람은 이런 질문에 도달했다. “우리가 그렇게 잘못 살았냐?” 133~134쪽
미래는 여전히 닫힌 봉투 안에 있었고 몇몇 퇴근길에는 사는 게 형벌 같았다.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았고 그게 도움이 안 될 때는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했다. 보일러를 아껴 트는 겨울. 설거지를 하고 식탁을 닦는 서로의 등을 보면 봄날의 교무실이 떠올랐다. 어떤 예언은 엉뚱한 형태로 전해지고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야 실현되는 것일지도 몰랐다.
P. 143
˝교사는 감사한 직업이고, 가끔은 아주 감사한 직업이에요. 학생에게 뭘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면 말예요.˝
P. 151
교실에 들어서며 대다수 학생이 노트 한 권, 펜 한 자루 없이 나타났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불길한 암시로 해석하지 않았다. 선입견을 경계해야 했다. 고전에 담긴 지혜와 아름다움은 닫힌 마음에 스며들 수 없었다. 그러한 조건을 곽 자신도 공평히 수용했다. 수강생들의 성적 자료도 열람하지 않았으며, 담임교사에게 평판을 묻지도 않았다. ‘학생‘으로 통칭하며 ‘성적‘이라는 가치로 파악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했다.
P. 156
각자의 삶에서 이 수업이란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차라리 오십 분의 숙면이 더 귀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들을 교실에 가두는 것은 어른들의 욕심이 아닐까. 엎드린 이 학생, 그리고 저 학생도, 억압적인 제도 교육에 대하여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속 바틀비처럼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그러니까 잠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아닐까.
P. 159
스무 명은 엎드려 자고, 다섯 명은 이어폰을 꽂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곽은 아무 제재도 하지 않았으며 모멸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모두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수업을 듣지 않는 게, 혹은 어떠한 학교교육에도 참여하지 않는 게 부와 권력만을 추종하고 소수자를 배척하며 환경을 파괴하는 불량배로 성장할 거라는 뜻은 아니었다. 노동 착취에 시달리며 형벌 같은 생존을 이어가지만 어떤 비판 의식도 벼릴 수 없는 죄수가 된다는 뜻도 아니었다. 아무도 예단할 권리는 없었다.
P. 170
아무도 예단할 권리는 없었다. 학교에서 잘 배워야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한다는 믿음은, 제도교육에서 ‘모범적인’ 성취를 얻어서 삶의 기반을 마련한 자신 같은 교사들의 고정관념이었다.
P.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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