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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독서토론-토론후기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2024.8.26)

by 책이랑 2024. 8. 29.

8월 27일 화요일 폭포책방에서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로 토론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 많은 모임에서 읽고 있고 유독 우리나라에서 더 인기가 있는 책이라고 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형의 사망후 도서관으로 숨은 저자의 행동을 헤아려보고 예술이 주는 치료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저자가 어린시절에 쌓은 예술감상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결정을 할수 있었을 거라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템포로, 강도 높은 일상을 지내고 있다면 이런 '물러남'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가지는 것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행동이겠다는 생각에도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끝날 기미가 안보이는 더운 날이 연속되고 있었지만 시원한 도서관에서 모임을 해서 좋았습니다. 또 예술과 인생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서 더 좋았습니다.

 

목차

     

     

    [1]  책읽은 소감

    예술을 통한 마음의 치유가 잘 드러나 있다.
    ▶ 형의 상실에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을 쳤을 때 저자는 가만히  있을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 어려서부터의 경험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미술작품 감상을 하며 쌓인 감정적 훈련 등의 자양분이 있어서 가능한 행동인 것 같다.

    [2] 미술관의 경비원이 된 결정에 대해

    ▶ 내려 놓을 '용기'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저자의 이런 행동을 아내 등 주변에서 수용해준 것이 부러웠다.
    ▶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핬다. 
    ▶ 자기의 결혼식이 있기로 예정되있던 날에 형이 사망한 것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다.
      형의 사망으로 인해 저자는  삶,죽음, 성공 등에 대한 생각이 무너져 버린 것 같다.
      삶을 살아야 할 이유를 잃어서 의미를 다시 정립할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갈다.

    [3] 상심했을 때 미술관, 종교시설 등에 방문한 적이 있는지

    ▶ 회사에서 '좌천'되었다고 느꼈을 때 건물벽에 있던 큰 그림을 들여다보며 긴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그림을 죽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그림에 빨려들어가듯이 집중하게 되었다가 갑자기 마음이 편해진 경험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절에서 49재를 했고, 49재까지 해서 총 7번을 참석했는데,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었고 마음이 많이 정리되었었다.

    [4] 기타

    ▶ 각자에게 '꽂히는' 그림이 다 다르다는 것이 재미있다.
    정서적인 측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예술'감상이 이부분을 처리할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 '피에타'에 대한 서술이 많다.형 = 예수님으로 놓고 기술한 것 같기도 하다. 
    ▶ 저작권이나 제작비 때문이었을지 모르지만 책에 그림이  스케치로 나온 것도 좋은 것 같다.
    ▶ 저자는 해설사로 일하면서  제2의 인생을 맞은 것 같다. 

     


    P. 324 미술관이 문을 닫을 시간이 가까워올 때까지도 나는 계단 맨 꼭대기의 내 자리에 서 있다. 저 아래 그레이트 홀은 소란스럽기그지없다. 사람들이 바다처럼 몰려가 맡겨뒀던 옷을 찾아 입고, 지도를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세상을 떠나 일상과 삶으로 돌아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대로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는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들은 덧없이 흘러가버리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도록 계속 아름답고, 진실되고, 장엄하고, 슬프고 기쁜 것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믿게 해준다. 그리고 이곳 메트에 유화물감으로 그려지고, 대리석에 새겨지고, 퀼트로 바느질된 그 증거물들이 있다.  세상이 이토록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고 충만하며, 그런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며,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들을 정성을 다해 만들려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예술은 평범한 것과 신비로움 양쪽 모두에 관한 것이어서 우리에게 뻔한 것들, 간과하고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도록 일깨워준다.

    예술이 있는 곳에서 보낼 수 있었던 모든 시간에 고마운 마음이다. 나는 다시 이곳에 돌아올 것이다. 10년 전, 배치된 구역에 처음 섰을 때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것들이 있었다. 때때로 삶은 단순함과 정적만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도 있다. 빛을 발하는 예술품들 사이에서 방심하지 않고 모든 것을 살피는 경비원의 삶처럼 말이다. 그러나 삶은 군말 없이살아가면서 고군분투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기도 하다. 5시 30분이 되자 나는 클럽으로 부착하는 해진 넥타이를 떼고서 중앙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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