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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독서토론-토론후기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2023.02.16>

by 책이랑 2024. 3. 22.

2월 16일 금요일  7시 폭포책방에서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으로 서문수 2월 모임을 했습니다. 작가 자신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간병을 간병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우리도 겪고 있는 바도 있고 지인들에게서도 간병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기에 나눌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간병을 맡는 가족구성원이 지게 되는 과도한 부담, 아내/딸/며느리에게만 전가되는 돌봄의 성별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은 '가족'이 간병을 감당해왔지만 1인 가구가 32%를 넘어가게 된 이 시점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방식일텐데요, 이를 잘 감당하기 위해서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를 함께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리하면서 조OO 님께서 소개해주신 한양대 신영전 교수의 칼럼과 한겨레신문에 2021년에 연재된 <조한진희의 잘 아플 권리> 의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아래에  링크한 기사외의 다른 기사들도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모임은  3월 15일(금) 7시이고
식물분류학자 허태임님의 <나의 초록목록>으로 토론할 예정입니다.
모쪼록 2월과 3월 새학기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리커버) - 10점
문미순 지음/나무옆의자

 

간병과 돌봄의 무게를 홀로 감당하는 두 주인공이 벼랑 끝에 내몰린 현실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의 빛을 찾아가는 잔혹하고도 따뜻한 이야기다. 치매 어머니를 간병하는 50대 여성 명주와 뇌졸중 아버지를 돌보는 20대 청년 준성은 잇따르는 불운과 가혹한 현실에 좌절하던 중 예기치 못한 부모의 죽음에 직면하자 그 죽음을 은폐, 유예한다. 막다른 길에서 그들이 감행하는 결단과 선택의 과정을 작가는 입체적이고 치밀하게 그리며 설득력 있는 서사를 만들어낸다.
[...]
문미순 작가는 201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1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했다. 몇 해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간병하며 가족을 돌보는 일의 고통을 알게 되었다는 그는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대두된 간병과 돌봄 문제를 다뤄보기로 결심했다. 가족 돌봄에 지쳐 우발적으로 벌어지는 간병 살인이나 간병 파산, 간병 실직 같은 신조어가 신문에 오르내리는 시대. 이것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사회 현상이 되어간다면, 이는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문제임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 있다. 

- 알라딘 책소개 에서

 

 

 

목차

     

    [1] 나눈 이야기

    ▶ (부모)간병의 어려움

    - 간병을 담당한 가족 구성원의 일상이 송두리 째 희생된다.
    - 상속법상에서 부모 사망시 상속에서 간병을 담당한 자녀에게 아무런 혜택이 없다.
    - 노화,질병으로 인해서 부모님의 성격이 변화하는데 자녀가 이에 맞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전문적인 태도가 필요

    ▶ 소득에 따라 돌봄에서도 불평등이 심화되는 문제

    - 부유하고 자원이 많은 가족은 돌봄을 감당할 여력이 있지만
    가난한 경우 돌봄이 불가능하고 이로 인해 삶이 전체적으로 와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돌봄의 성별화, 비민주성 문제

    입원한 어머니는 왜 아버지에게 오지 말라고 할까 

    성별에 따라 너무 다른 현실의 돌봄
    암환자 여성일 때 이혼율 3~4배 높고 정서적으로도 남편의 지원을 덜 받아 

     2019년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 등의 공동연구 결과를 보면, 암환자가 남편일 때는 아내가 신체적으로 돌봐주는 경우가 86.1%인 반면, 아내가 암환자일 때는 남편에 의한 지원이 36.1%에 불과했다. 정서적 돌봄에서도 남편이 아내로부터 지원받는 비율이 84%인 반면, 그 반대는 32.9%에 그쳤다. 돌봄의 성별화, 비민주성을 단적으로 볼 수 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4744.html

     

    입원한 어머니는 왜 아버지에게 오지 말라고 할까

    “제발, 안 오는 게 도와주는 거야.” 몇년 전 어머니가 가벼운 뇌졸중 증세로 입원하셨다. 팔순의 아버지는 매일 아침 양복을 입고 어머니 병실로 ‘출근’하셨다. 아내가 아픈데 집에서 편히

    www.hani.co.kr

     

    ▶ 작품의 결말에 대해

    - 명주와 준성이  떠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탈출'하게 되었다. 
    - 경찰차 소리가 들렸다는 서술이 나오는데 잡혔을 수도, 아무일 없을 수도 있다.
    - '운수 좋은 날'이었다는 말을 보면 비극적인 결말일 수도 있다.
    - 명주는 그렇다 쳐도. 아직 젊은 준성은 명주의 말을 따르지 않아도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돌봄을 하면서 지치고 고립되어 있다보면 판단력도 흐려지기 쉽다.

     

    [2] 관련기사

    ⓛ  ‘최빈도 죽음’, 즉 우리가 맞이할 죽음

    2022-05-17  신영전 | 한양대 의대 교수
    [...]
    2020년 전체 사망자의 75.6%가 요양병원을 포함한 의료기관에서 사망했다. 물론 이런 죽음을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최빈도 죽음은 그나마 병원비를 낼 수 있는 사람들 이야기다. 이 시간에도 며칠째 대소변을 처리하지 못한 채 골방에 혼자 누워 있는 많은 환자들이 있다. 간병과 생활비 벌기를 동시에 해야 하는 경훈이는 자퇴하고, 성희는 애인과 헤어졌다. 간병은 가장 비민주적인 권력공간이다. 약자가 가장 힘든 일을 맡는다.

    [...]우리가 맞이하게 될 최빈도 죽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가 바라는 ‘좋은 죽음’, 즉 고통이 없고,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며,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는, 잘 준비된 죽음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결국 하루 종일 오직 성장과 돈만이 해결책이라는 슬로건 아래 생존의 전쟁터로 내몰려 가족의 죽음 과정에서조차 연민의 시간을 나누기 어렵게 만들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문명이 그 원인이다. ‘건강하게 살아 있는 자만이 생산적이고 고로 가치가 있다’는 천박한 문명 말이다. 죽음을 감당할 준비가 안 돼 있으니 죽음을 부정하는 심리적 방어기전이 작동하고, 정작 죽음이 닥치면 자신의 죽음마저 의료전문가에게 맡긴다. 의료는 갈수록 영리화되고 비싸져 그 돈을 벌기 위해 가족들은 다시 연장근무를 해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돌고 있다.

    우리의 죽음이 쓸쓸하고 볼품없어지는 사이 이미 전체 인구 중 32%가 1인 가구로, 국가가 간병 책임을 떠넘겼던 가족이 사라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할 인구는 2020년 38.7명에서 2038년에 70명, 2056년에는 1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낙인과 저임금에 시달리며 간병 인력의 60~80%를 지탱해주었던 중국동포들도 이제 늙어가고 있다.

    결국 유일한 해결책은 가정·지역사회·의료기관·복지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보편적, 포괄적 돌봄체계의 구축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체계의 운영 중심에 죽음에 대한 격리와 배제가 아니라 연민이 자리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민은 공공성의 다른 이름이다. 이 연민 공동체를 제일 먼저 파괴하는 것은 빈부 격차, 약육강식과 각개약진의 풍조, 영리화 정책 등이다. 사회서비스 영역 규제 완화와 영리화를 표방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이 벌써부터 걱정스러운 이유다.

    잠시 시간을 내어,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병상에 기저귀를 차고 몇달째 누워 있는 당신을 떠올려보시라. 모처럼 맑은 정신으로 깨어난 새벽, 당신은, 아니 우리는 외로움에 몸서리치며 이렇게 중얼거릴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때는 이미 늦었다는 점이다.

     

    ② 돌봄은 혈연관계나 돈을 매개로만 가능한 것일까⑥ 함께하는 돌봄

    2021-03-27

    - 사회화한 돌봄이 자본화 이어지며 소득에 따른 돌봄 불평등 현상으로
    - 탈가족·탈시장화한 ‘건강두레’ 
    피가 섞이지 않고 대가 없이도  아픈 사람 돌보는 사회적 연대

    내가 생각하는 돌봄두레는 신자유주의가 원자화시킨 개인을 기존의 ‘가족 같은’ 관계로 ‘복원’하는 공동체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자주, 돌봄두레에 관심 갖는 이들에게 30·40대 1인가구 여성 혹은 비혼여성들을 중심으로 먼저 시작해보라고 제안한다. 다인가구 중심으로 설계된 사회에서 돌봄에 취약해지기 쉬운 1인가구라는 특성, 상대적으로 돌봄에 대한 훈련이 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여성이라는 조건 때문이다. 가족주의의 확장이나 돌봄의 성별성을 강화하는 방식이 아니면서 시민 간의 상호 연대감에 기반한 돌봄을 시도하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8443.html

     

    돌봄은 혈연관계나 돈을 매개로만 가능한 것일까

    “내 손으로 밥숟가락 뜰 수 있을 때까지만 살겠어.” 이어서 자기 손으로 밥을 떠먹지 못하는 상태는 인간다운 삶이 아니라는 말도 거침없이 한다. 저런 말을 들을 때마다 떠오른다. 요양원에

    www.hani.co.kr

    신영전 칼럼

    https://www.hani.co.kr/arti/SERIES/2427

     

     

    [토요판] 조한진희의 잘 아플 권리
    https://www.hani.co.kr/arti/SERIES/2525

     

    [3] 추천 영화 -플랜75

    100만원 주고 안락사 보장… 당신이라면 죽음을 택하겠는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까운 미래의 일본.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 ‘플랜 75’를 발표한다.

    명예퇴직 후 ’플랜 75’ 신청을 고민하는 78세 여성 ‘미치’
    가족의 신청서를 받은 ‘플랜 75’ 담당 시청 직원 ‘히로무’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랜 75’ 콜센터 직원 ‘요코’
    ‘플랜 75’ 이용자의 유품을 처리하는 이주노동자 ‘마리아’

    ‘플랜 75’의 세상,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https://www.cinecube.co.kr/movie/list_view.jsp?idx=4365&flag=1&pidx=

     

    플랜 75 | 현재 상영작 상세정보 | 영화 | 씨네큐브

     

    www.cinecube.co.kr

     

     


    다음달 책 -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

    기후변화, 개발과 남획으로 영영 사라져버릴지 모를 식물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좇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의 언어로 옮기는 것”

    코로나 사태 이후 식물을 키우며 정서적 안정을 얻으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반려식물’과 ‘식물집사’, ‘플랜테리어’는 일상어가 되었고, 식덕(식물 덕후), 풀친(식물로 알게 된 친구들), 풀멍(식물 바라보기), 식테크(식물+재테크) 등의 신조어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
    이 책의 곳곳에서 독자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소멸해가는 식물들의 풍경과 그것을 바라보는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눈측백과 분비나무와 주목 같은 침엽수가 숲을 이루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리왕산에 ‘생태복원’이라는 허울 좋은 조건을 걸고 들어선 스키장, 모데미풀과 댕강나무를 비롯해 한반도에서 사라지면 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지는 멸종 위기종 서식지에 아무 조치도 없이 진행된 도로 확장 공사, 천연기념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근처 시멘트 공장을 오가는 차량에서 나온 가루만 뒤집어쓰고 초라하게 서 있는 단양 석회암 지대의 측백나무 등은 특정 개체나 종을 넘어 식물과 인간의 관계, 지구의 상황을 함께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는 개개의 식물을 찾아다니며 얻은 식물의 지혜를 나누는 한편, “지구라는 별에서 자신의 서식지를 지키는 일에 가장 서툰 생물은 아마도 인간”일 거라는, 나지막하지만 단호한 ‘숲의 경고’ 또한 들려준다. 나무만 보는 것도, 숲만 보는 것도 아닌, 나무와 함께 숲까지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다음 달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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